은하해방전선, 2007

은하해방전선
감독 윤성호 (2007 / 한국)
출연 임지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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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전부터 이 영화를 보고 싶었다. 
개봉한 지 4년이 되어서야 이 영화를 본 것은, 보고싶었지만 확 끌리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보고싶은 마음을 가지게 한 것은 독특한 제목이었고, 확 끌리지 않았던 것 역시 독특한 제목 때문에 어떤 내용인지 갈피가 잡히지 않아서다. 어쩌면 이전에 접한 독립영화의 기억이 '4차원적이고 공감을 일으키지 못함'으로 머릿속에 남아있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요즘 드라마 '최고의 사랑'이 인기를 얻으면서 매니저로 출연하고 있는 '임지규'님이 주목 받고, 그가 출연한 '은하해방전선'이 사람들로부터 재조명되었다. 나는 비록 '최고의 사랑'을 보지는 않았지만 지인의 페북에서 '임지규'님과 '은하해방전선'이 언급된 포스팅을 보고 영화를 찾아 감상하게 된 것이다.

이 영화를 보고 든 느낌을 말로 설명할 수가 없다. 
이렇게 포스팅을 시작하지만, 내 느낌을 온전히 글로 전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라는 것을 알고 있다. 그래도 글을 써내려가는 것은 '콕' 찝어 뭐라 설명할 순 없지만, 글 표면에 묻어나는 감상 후 내 느낌이 전달되길 바라는, 그리고 아직 이 영화를 보지 않은 사람에게 꼭 한 번 보라는 추천을 위함이다.

'소통'이 필요하단다. 사람과 사람 사이, 집단과 사람 사이, (뭐 어디에서든) '소통'이 중요하단다.
영화감독인 주인공은 실어증에 걸린다. 아주 비현실적이다. 그가 만드는 영화에서는 소통을 강요한다. 그는 생활 속 사소한 것들로부터도 영감을 얻고, 주제를 효과적으로 전달할 방법을 고뇌한다. 하지만 정작 그는 애인과의 소통에 대해서는 깊이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이 때문에 사이가 멀어지게 되고, 실어증에 걸리게 된 것이다. 말을 못하게 되어서야 그는 애인과의 관계 속에서 그의 잘못을 반성하게 된다. 영화 속에서 그가 어떠한 과정을 통해서 애인과의 소통의 부재를 깨닫게 되는지는 자세히 묘사하고 있지는 않아 아쉽기는 했지만. (묘사했지만 영화에 100% 집중하지 못한 내가 놓쳤을 수도 있다.) 

대화(혹은 소통)라는 것은 단순히 말로만 전달되는 것이 아니다. 그 사람의 감정, 눈빛, 행동까지도 주시하고 느낌을 공유해야 한다. 특히 사랑하는 사람과의 관계에서는 더 중요하다. 좋을 때는 딱히 신경쓰지 않아도 본능적으로 그 사람에 대해 알고자 노력한다. 아주 세심히. 시간이 지나 둘 사이가 처음과 같지 않게 되면, '대화'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각자의 목소리만 내게 된다. 상대가 이해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마음은 전혀 없이. 

女 "영재는 나에게 단어로 말하고, 나는 영재를 느낌으로 바라보니까" 
男 "너하고 대화가 힘들긴 했어, 생각보다는 느낌 뿐이니까"
女 "틀려, 너는 나랑 대화를 한 적이 없어"

이 영화는 흥행을 위해 강한 자극을 넣어 만든 로맨스 영화가 아니다. (난 그런 영화도 좋아한다.)
영화 속 장들은 비현실적이고 억지스러운 요소가 많지만, 남녀 사이에 관해서는 지극히 현실적이다. 누구나 고민하고 생각하고 실수하는 것이지만 기존 영화에서는 다루지 않는 아주 현실적인 남녀사이의 '찌질함'을 여과없이 보여준다. 그래서 좋더라. 신선하더라. 또 생각해보게 되더라.


"연애랑 영화는 비슷해,
 좋을수록 말이 필요없지. 채플린처럼.
 나는 둘 다 서투니까 말이 많은거야.
 대신 너한테 잘할게.
 내 주머니에 3천원 있으면, 그 3천원 다주고
 내 주머니에 4천원 있으면, 4천원 다주고"


"그럼 삼십만원 있으면?
 주머니에 삼백만원
 삼억원 있으면?"


"그래도 3천원 씩은 꼭 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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