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카피(TA Copy)와 Sik

타카피 신보가 나왔다.
'2년만에 신보 발매' 라는 기사로 처음 접한 타카피의 신보 소식.


사실, '2년만에'라는 말은 나한테 그리 크게 와닿지 않았다. 
2년동안 타카피의 음악을 직접 찾아 듣기는 커녕, 떠오르지도 않았기 때문에 그리 긴 시간이라는 생각이 들지 못했던 것이지. 
20대 초반동안 새로운 밴드를 많이 알게 되었고, 그들의 음악만으로도 배고픔은 전혀 없었기 때문에...

그러던 중, 타카피와 나의 인연을 떠올리게 되었다.

내가 타카피를 처음 접했던 때는 언제였지?
중학교 시절 처음 밴드를 시작하게 되었을 때, 즐겨 듣던 음악 중 하나. 
그 시절 256MB MP3에 넣고 듣고, 빼고 넣고 듣고. 그렇게 소중하게 들었던 음악들 중 하나였지.

델리스파이스, 자우림, 타카피, 노브레인, 크라잉넛, 윤도현밴드 

타카피의 음악이 진정으로 내 가슴 속에 팍팍 꽂혀 들어온 때는 고등학교에 다니던 시절이었다.
전원 기숙사 생활을 하는 고등학교를 입학하고는, 
바깥 친구들에 대한 그리움, 답답함 등 여러 감정이 교차하던 짧지만 길었던 시간이 있었다. 돌이켜보면 사춘기었나 싶다.

고등학교 시절동안 바로 옆에서 든든한 힘이 되준 1GB MP3.
재학기간 중 항상 List에서 빠진 적이 없는 타카피 2집 [The Boxer].

타카피의 노래는 힘든 나에게 항상 '힘내라'라고 말하지 않았다.
내가 슬플 땐 같이 슬퍼해주고, 내가 사랑을 할 땐 내 마음을 다 들어주었다. 
아무한테도 말하지 못할 얘기를 다 들어주는 나의 친구였지.



이제 신보 [The Restoration]과 함께 돌아왔다.
여전히 절절한 창법과 가사를 가지고 있다. 반갑다. (어떤 이들은 이 창법에 답답함을 느끼기도 한다. CBC)
타카피는 '한국'스러운 음악을 한다. 아마 처음 듣는 분들도 쉽게 받아 들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사실 우리 모두는 이미 타카피 음악을 들었다. 
바로 프로야구채널에서 나오는 "치고 달려라~"라는 음악이 타카피의 음악 ! 


타카피의 음악이,
비록 지금 당장은 끌리지 않을지 모른다.
하지만 언젠가 당신에게 누구보다 따뜻한 친구가 되어줄 그들의 음악,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