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 잠 잘 이루는 밤 #1] Public market center (Pike place market)


이번 여정에서는 약 1주일을 시애틀에서 머무르게 되었지만, 여행이 본 목적이 아니었기 때문에 주간에는 스케줄이 있었고 식사 시간 등 짬을 내서 시애틀 시내를 둘러보았다. 시간이 조금 더 허락이 되었다면, 근교에 멋진 폭포나 설산을 구경하거나 패션 아울렛을 다녀올 수 있었을텐데 아쉬움이 남는다. 하지만, 이 덕분에 시내에 위치한 Public market 을 더 자세히 보고 깊이 느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지.


Public market 의 중앙 입구.
시애틀에서는 특별한 일도 아니지만, 날씨가 그리 화창하지 않았다. 출발 전 일기예보에서는 비소식이 있었는데, 비가 안 온 것만도 다행이었다. 주말이라 관광객과 지역 주민 모두 시장으로 총 출동, 사람이 무지 많았다. (사진에는 밀도가 잘 느껴지지 않지만..)


먼저 찾아간 곳은 스타벅스 1호점.
프랜차이즈 사업으로 확장시키기 전부터 존재하던 스타벅스 1호점에는 1호점에만 파는 텀블러 등의 기념품을 사기 위한 관광객의 행렬로 문 밖으로 길게 줄이 늘어서 있었고, 그 줄 뒤에서는 또 사진을 찍기 위한 여러 무리의 사람들이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세계 어디를 가도 볼 수 있는 스타벅스의 탄생지를 카메라의 담고 있었다. 내부는 타 스타벅스 매장과 비슷하게 구성되어 있고, 한 가지 차이는 커피를 파는 공간보다 기념품을 파는 공간이 더 넓어 타 스타벅스 매장과는 다른 수익 포인트를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더불어 직원들도 그리 친절하지 않았던 기억이.


시장 가운데를 가로지르는 길.
사진에서 보면 크게 왼쪽과 오른쪽(녹색 지붕의 낮은 건물)로 나눌 수 있다. 왼쪽에는 위에서 본 스타벅스를 비롯하여 카페, 치즈공장, 안경점, 수제소시지가게 등이 있고 건물 뒷편 작은 골목에도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가게들이 있다. 한편, 왼쪽 건물은 우리가 흔히 생각할 수 있는 재래시장의 모습이다. 가죽제품, 모자, 직접 페인팅한 신발, 기념품, 꿀, 향수 등 다양한 수공예품을 비롯하여, 생선, 초콜릿, 식초, 햄, 꽃 등을 파는 상점까지 없는 것이 없다. 그리고 밝은 얼굴로 맞이해주기 때문에 부담없이 구경하고 느낄 수 있다.


건물 밖에서 팔던 스무디! 
날씨가 조금 쌀쌀한 까닭에 그리 먹고 싶지는 않아서 시음해보지는 못했다.


이 시장에서 가장 유명한 생선가게.
사진에는 아저씨 한 명밖에 나오지 않지만 약 10명에 가까운 직원이 있다. 생선의 종류도 엄청나게 다양하다. 이 집이 유명해진데에는 이들의 퍼포먼스가 크게 작용했는데, 손님이 생선을 고르면 그 생선을 던져서 직원끼리 전달하고 이 때 맞춘 구령을 함께 하면서 볼거리를 제공한다. 실제로 생선을 사가는 손님도 많았고, 내가 사진을 찍은 것처럼 주변을 빙~ 둘러서 모두 사진을 찍고 있다. 가게 앞에는 이들의 모습을 책으로 담은 것도 있을 정도로 유명한 생선가게다.


시장 한 켠에 자리 잡은 치즈 전문점.
난 치즈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 자세히 보지는 않고 인증샷 하나 정도 :)


수제공예품 중 가장 내 마음을 흔든 가죽 다이어리.
버팔로, 소 가죽으로 겉을 만들고 속지는 종이가 아닌 면으로 만든 느낌 좋은 다이어리.
그림에서 중앙에 위치한 짙은 갈색 다이어리는 나와 함께 독일로 들어왔다!


시장을 나와서 옆을 보면 널찍한 잔디밭과 긴 의자가 있는 휴식 공간이 있다. 
관광객, 지역 주민 모두 쉬고 있는 이 공간에서 유독 눈에 띄던 모자. 



무엇보다도 시장을 돌아다니면서 가장 즐거웠던 것은 거리 공연을 보는 것.
본 사진을 보면 빨간 음표 모양이 바닥에 붙어 있다. 시장 근처에는 음표가 붙어 있는 공간이 있는데 (약 5군데 이상은 되어 보이는.), 이 곳에서만 거리 공연을 허용하고 있다. 아코디어, 바이올린, 플룻, 통기타까지 다양한 장르의 음악이 시장 곳곳에서 들려오고, 중에는 잘하는 사람도 조금 수준이 낮은 사람도 있지만 어디 음악이 '수준'으로 결정되던가. 그들이 전달하고자 하는 마음과 의미가 충분히, 아니 내 마음 속에서 더 해석될 수 있다면 그게 음악이지. 특히 살아있는 꾸밈없는 진정한 라이브를 보여주는 거리공연. 유럽을 돌아다니면서도 거리공연에서는 눈을 뗄수가 없었는데, 미국에도 있어서 너무 좋더라. 위 사진은 'Morrison Boomer' 라는 팀. 그들의 음악이 좋아서 음반까지 샀다. 요즘 한국에서 '버스커버스커'라는 거리공연을 즐기던 팀이 슈스케3에 출연하였고 그 인기가 대단한데, 한국에서도 거리공연 문화가 널리 확장되어 음악을 할 수 있는 사람에게는 그 공간을, 그리고 다른 사람들에게는 다양한 즐길거리를 제공할 수 있는 유익한 문화 풍토가 자리잡히길 기대한다.